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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쫑알쫑알

느티나무와 따뜻한 하루

by 만년살이의 재테크 2022. 3.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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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는 우리의 생활반경을 참. 적당히. 좁혀 놓았다.

어젠 잔뜩 구름 낀 하늘을 하루종일 보여 주더니 오늘은 정말 아름다운 햇살을 또 하루 종일 보여준다.

늦잠을 자겠다던 우리의 계획은 밝은 햇살에 이끌려 가벼운 몸짓으로 날개를 푸드덕 털어본다.

 

우크라이나가 이렇고 소련이 저렇고하는 독일 유튜브라디오를 들으며 우리 부부는 "Sonntagsfrühstück(일요일 아침식사)" 을 오랜만에 즐긴다. 바게트와 잼과 치즈 그리고 막 내린 진한 커피는 매주 주말에 먹는 아침 먹거리이지만 오늘은 왠지 다르다. 둘째는 왠일로 언니방에서 자고 있고 아마도 11시쯤 일어날 것이다. 괜찮아. 주말이잖아. 그리고 오늘 햇살은 너무 멋지거든.

 

식사가 끝날 때쯤 우린 결정한다. "피크닉 갈까?" "굿 !!!"

남은 바게트에 양상치 남은거 넣고 햄과 치즈 올리고 마요를 조금 쫙~~그리고 마지막에 슬라이스 양파를 올리면 끝. 뭐가? 우리의 피크닉 점심준비가. 참 남편은 바질페스토를 바게트 한쪽에 듬뿍 발라준다. 난 No..No...!!!

약간의 스넥(쵸코파이, 고소미)과 또 한번 내린 진한 커피를 담은 보온병이면 모든 피크닉 준비는 끝.

 

10시에 나가기로 했으니 1시간 여유가 있다.

보드에 올릴 짧은 기사를 찾아 내용을 자세히 분석하고 부족부분 서치하고 나름데로 나만의 기사를 써 본다.

나만의 기사를 쓰다보면 많은 것을 배우고 또 더 많은 것을 알게 된다.

20분 남겨놓고 나의 기사는 발행에 성공한다. 조오타~~~

 

무작정 떠나는 "Road Trip"를 즐긴다.

둘째가 자고 있으니 멀리는 못가고 집근처로 차를 몰아서 눈에 들어오는 곳이 우리의 여행지다.

 

 

저 멀리 나무가 보이고 그 주위에 피크닉을 할 수 있는 뱅크도 보이고...저기네.

직장찾아 서울로 간 자식들이 고향을 방문할 때 가장 먼저 반겨주는 느티나무란다. 하지만 나무 근처엔 마을이라는 느낌을 주는 집 한채도 없다. 도시개발의 흔적일까!!! 아쉽다. 어떤 마을이였을까 !!!

 

 

3백년동안 마을사람들의 동무가 되어 주었다는 이 두그루의 느티나무가 정겹고 내 어린 시절 우리 부모님같고 6형제같다. 우리곁을 떠나가신 친정아버지, 하루하루 늙어가시는 친정 엄니. 두 분이 저 느티나무인양 마냥 곁에 머물고 싶다.

우린 느티나무 곁에서 싸 온 바게트햄치즈를 커피와 함께 정말 맛나게 먹었다. 다행이도 그 곳엔 우리만 있어서 마스크 신경 안쓰고 따뜻한 햇살을 즐기며 도란도란 독일말로 대화를 할 수 밖에 없었다. 남편이 한국말이 서툴기도 하지만 느티나무가 우리말을 엿 들으면 안되니께. ㅎㅎㅎ

 

느티나무와 함께한 따뜻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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