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전체 글192 독일 귀국 준비 #12. 올란도와 레이를 보내며... 매그너스 이글이라는 이름의 시작한국에 와서 중고차 매그너스 이글을 구입했었다.회사에서 회사차를 준다고 하는데도 남편은 거절하고 중고차를 고집했다.사실 당시에는 이해가 안 됐다. 회사차를 준다는데? 왜?회사차도 리스를 하는 거고, 그 리스 비용은 어차피 우리 몫이며 회사는 보조를 해주는 정도란다.그래서?비용은 어차피 들어가는데 우리 차를 사서 모는 게 마음 편하다는 남편의 말이었다.그런가.뭐 그렇다면… 하고 더 신경 쓰지 않았었다.중고차를 사랑하는 사람그런데 집에 배달된 차는 10년이 훌쩍 넘은 매그너스 이글이었다. 웃음이 나왔다.남편의 중고차 사랑은 연애할 때부터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이다. 중고차를 가지고 노는 것을 즐기고, 그 시간은 정말 행복해 보인다.행복하다는데. 그리고 중고차라 하더라도 무사고 경.. 2026. 1. 3. 독일귀국준비 #11 / 새 노트북을 샀을 뿐인데 독일 귀국준비는 또 마음부터 흔들렸다 독일 귀국준비 #11/ 새 노트북이 도착한 날 귀국 준비 목록은 아직도 해야 할 일, 처리해야 할 일들로 가득 차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 손이 잘 안 가는 일들이 있다.그중 하나가 바로 기기 정리였다.“엄마, 언제 핸드폰 바꿀 거야? 시간 없는데…” 막둥이의 재촉이다. 자기도 귀국 날짜가 다가오는데, 엄마는 왜 이렇게 느린지 답답한 모양이다. 사실 나도 이런 내가 답답할 때가 종종있다. 아마 속으로는 ‘이렇게 해도 되는 거야?’ 하는 조바심이 쌓이고 있을 것이다.결국 그 조바심은 행동으로 옮겨졌다. 이번엔 내가 아니라, 남편과 막둥이가 한 건을 처리해버렸다.노트북을 새로 구입한 것이다. 지금 쓰고 있는 노트북은 전원을 켜면 부팅과 함께 “찡~~~” 하는 이상한 소리를 내며 화면이 켜진다.몇 달째다.. 2025. 12. 31. 내가 느끼는 거리의 단위 "체감거리" 체감온도라는 말이 있다.내게는 그 말보다 먼저 떠오르는 게 하나 있는데 , 그게 ' 나는 거리도 체감한다' 이다. 오늘 미용실에 갔었다.언니가 묻는데, “어느 미용실 가니?” 이사 오기 전부터 다니던 곳이라고 했더니 “멀지 않아?” 하고 다시 묻는다.얼마나 멀어? 라는 질문에 나는 아무 생각 없이 말했다.“10분” 사실은 버스로 최소 35분 걸린다하고, 지도는 친절하게 노선까지 알려주고 있었다.그런데도 내 입에서는 10분이 나왔다. 거짓말도 아니고, 숨길 이유도 없었다.그냥 내가 느끼는 거리가 그 정도였을 뿐이다. 나는 20대 중반부터 새치가 시작됐고 지금은 미용실 원장 말로는 흰머리가 70%가 넘는다고 한다.그래서 3~4주에 한 번씩 꼭 뿌리염색을 하러 미용실에 간다.예전에 살던 집 근처 미용실은 .. 2025. 12. 29. 독일귀국준비 #10 남편의 외국인등록증·E-4 비자, 출국할 때 꼭 반납해야 할까 남편의 외국인등록증과 E-4 비자, 그리고 65세의 희망독일로 돌아가기 전, 하나씩 정리해야 할 행정들이 있다.집, 통장, 보험, 그리고 비자 그중에서도 생각보다 마음에 오래 남은 건 남편의 외국인등록증과 E-4 비자였다.남편은 현재 E-4 비자를 가지고 있고 외국인등록증도 정상적으로 발급받아 사용 중이다. 비자 만료는 3월 말, 우리는 그보다 며칠 먼저 독일로 귀국할 계획이었다.혹시나 하는 마음에 외국인종합안내 1345에 전화를 걸었다. “출국할 때 외국인등록증은 어떻게 하나요?” 답은 간단했다.출국심사대에서 출입국 공무원에게 반납하시면 됩니다. 비자 만료일이 남아 있어도 한국을 떠나는 순간, 외국인등록증은 효력이 끝난다는 말이었다.그 말을 듣고 나니 계획이라는 게 늘 그렇듯 ‘지금은 괜찮지만, 모르는.. 2025. 12. 28. 한국에서 보낸, 마지막일지도 모를 크리스마스 이브 아침 5시 반에 눈을 떴다이 기상 시간은 독일에 살 때부터 계속 유지되고 있다. 바이오 시계라고 해야 할까! 트리에 전선을 꽂고 창문마다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잔뜩 불어넣은 나만의 아티스트 전구 잔치에 불을 켰다.아직 어두운 창밖과 반짝이는 불빛이 묘하게 잘 어울렸다. 오늘은 성탄절 이브이브 분위기에 맞게 아침을 먹기로 우리 세 가족은 이미 합의를 끝낸 상태였다.원래 우리 부부는 아침을 먹지 않고 커피 향으로 하루를 시작하지만 오늘만큼은 예외였다.모닝커피를 먼저 내려 한 모금 마시고 아침 준비를 시작했다.팬케이크 반죽을 하고달걀 스크램블을 준비하고미리 사서 냉동고에 넣어 두었던 Brötchen을 꺼내 해동했다냉장고에서 꺼낸 버터를 실온에 두고살라미를 슬라이스하고치즈와 꿀, 잼을 꺼냈다 식탁 세팅이 .. 2025. 12. 25. 독일귀국준비 #9 독일 귀국 준비 중 발견한 온누리상품권과 잊고 지낸 쿠폰들 떠나기 전에야 알게 된 것들, 쿠폰과 포인트 그리고 작별 인사 독일 귀국을 준비하며 집 안을 하나씩 정리하다가, 정말 우연히 온누리상품권 다섯 장을 발견했다.언제, 어디서, 왜 받았는지는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그런데 합쳐 보니 5만 원이었다.괜히 마음이 잠깐 멈췄다. 생각보다 적지 않은 금액이었기 때문이다. 그 순간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혹시 또 있지 않을까?’그렇게 시작된 호기심은 작은 보물찾기처럼 이어졌다.서랍을 열고, 가방 안쪽을 살피고, 휴대폰 앱을 하나씩 눌러보니 스벅 카드가 나오고, 카카오톡으로 받은 쿠폰도 있었다.그러다 오늘은 문자까지 도착했다.하나머니에 있는 쿠폰이 곧 소멸되니 확인하고 사용하라는 안내였다. 그 문자를 보고 잠깐 멈춰서 생각해봤다.이런 쿠폰들, 포인트들, 온라.. 2025. 12. 21. Weenderpark 노인들 — 내가 독일에 머물 수 있었던 이유 이 이야기를 꺼내는 데까지 나는 꽤 많은 시간을 망설였다.독일에서의 시간은 이미 여러 번 글로 남기려다 매번 시작과 함께 손을 놓았던 기억이 더 많다.아프다는 이유로 혹은 아직 정리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나는 늘 이 이야기를 뒤로 미뤄두었다. 독일 유학 초창기 경제적으로 많이 힘들던 시절 나는 양로원에서 일했다. Weenderpark Altenheim 한국 유학생들 사이에서는 “어떻게 그런 힘든 데서 일을 하냐”는 말을 종종 들었다.그때의 나는 어딘가 물에 기름처럼 떠 있는 기분으로 새벽 어스름한 공기를 가르며 자전거 페달을 밟고 양로원으로 향했다.그리고 그곳에 도착하면 이상하게도 나는 집에 온 것 같았다. 압박 스타킹이 잘 들어가지 않아 손가락이 헤질 만큼 힘을 주어 할머니 다리를 감싸던 시간,쭈글쭈글.. 2025. 12. 20. 독일귀국준비 #8 독일에서도 역사소설을 읽는 방법에 대하여 – 종이책을 컨테이너에 싣는 이유 유럽사이에서 살다 – 독일 귀국 준비역사소설을 계속 읽는 방법에 대하여 독일로 다시 돌아갈 준비를 하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역사소설은, 앞으로 어떻게 읽어야 하지? 한국에 있으면 아무 고민 없이 종이책을 집어 들면 되는데 독일에 가면 그게 쉽지 않다.서점도, 중고서점도, 헌책방도 마음처럼 가까이 있지 않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전자책을 떠올리게 된다.여러 e-book 플랫폼을 하나하나 들여다 봤다. 월 구독료를 내는 곳도 있고 책의 숫자만 보면 부족하지 않아 보이는 곳도 있었다.그런데 이상하게 역사소설만 놓고 보면 내가 만족할 만큼 채워져 있는 전자서점은 끝내 없었다.특히 고전 장편 역사소설들은 더 그랬다. 이미 다 읽은 책들이기도 하고 기억력이 좋아서인지 아니면 정말 그 안에 들어가 함께 살아.. 2025. 12. 19. 무료 통화 연습 중입니다 구순의 친정엄마는 혼자 사신다.하지만 혼자라는 말이 완전히 맞지는 않다. 하루의 틈마다 가족이 들어와 있기 때문이다. 큰오빠는 매일 밤 엄마 집에 간다. 두 편의 드라마를 함께 본다. 드라마 동지다.매주 화요일이면 큰언니가 하루를 함께 보내며 장을 보고, 세 주에 한 번 있는 허리 주사에도 동행한다.토요일은 막내 동생 차례다. 하루를 엄마와 보낸다.이렇게 우리는, 각자의 삶을 크게 무너뜨리지 않는 선에서 구순 노모를 모신다. 내 역할은 조금 다르다.하루에 두 번, 꼭 전화를 드린다.점심 식사 후 한 번, 그리고 오후 동물의 왕국이 시작되기 전 한 번.화요일과 주말에는 전화를 하지 않는다. 그날은 이미 말동무가 충분히 있기 때문이다. 전화는 그냥 안부 인사가 아니다.만원을 가지고 시장에 가서 콩나물 2천.. 2025. 12. 18. 이전 1 2 3 4 ··· 22 다음 728x90